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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박정복, 강영석, 손유동, 오정택
8월에는 두번밖에 못 본 것 같은데 벌써 페어막..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스트라서 이 날만을 기다렸다. 물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까봐 좀 걱정되긴 했지만..다행히 기대했던 바를 충족시켜줘서 좋았다. 하지만 이 페어는 이제 없다는거ㅜㅜㅜㅜ
공연 다 보고 나서 제일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은 '오늘 학생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지?' 였다.
그래서 희망이 아니라 약간 비극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음.
오늘 아이들은 누구보다 연극에 깊게 빠져들었고 서로를 얼마나 위하고 있는지 서로의 손을 붙잡고 감정을 얼만큼 공유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그만큼 연극을 제대로 끝마치지도 못하고 현실에 내던져졌을때 멀쩡한 정신으로 살아가기 힘들 것 같았다. 학생1도 마지막에 꿈을 꿨다고 할때 유독 축 쳐진 것 처럼 보였고..
그런데 가장 마지막에 웃었다고 하는걸 보면 역시 학생1은 희망을 엿본걸로..?
사실 알앤제이는 엔딩이 비극이던, 희망이던 어떤것으로 보이던간에 결국은 미래지향적인 희망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물론 연극을 통해서 진짜 삶보다 더 강렬한 체험을 했기때문에 앞으로는 예전처럼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살아간다는건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고 완전히 통제된 범위안에서 남들이 원하는대로만 움직이는 그런 삶을 뜻하므로. 이거야말로 절망적인 결말이다.
연극을 통해서 더이상 예전처럼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은 물론 그래서 더더욱 힘들 수도 있지만 최소한 거짓된 삶이 아니라 진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끝나던간에 그 끝은 희망일거라고 생각한다.
음 그래도 이 날의 결말은 앞 길이 그렇게 순탄치는 않을듯함ㅜㅜ 한동안 정말 정말 많이 힘들어 했을 것 같다.
학생3도 멘탈이 되게 약해보이는 인물이라서 걱정되고 학생4는 의외로 친구들 중에 가장 어른스럽고 든든해보이는 느낌이지만 얘도 친구들이, 남들이 안보는데서는 되게 힘들어할 것 같은 애란 말이지ㅜㅜ
학생2는 말할 것도 없고. 학생2의 성격이 외강내유이기도 하고, 이 날도 연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굉장히 힘들어보였기 때문에.. 마지막에 커튼콜때 인사할때도 유독 힘들어보이고 옷을 벗어던질때도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 처럼 보이고 비 내리는 장면에서도 울컥했다고 하는걸보면..ㅜㅜ 그리고 네 학생이 서서 손을 들고 서로를 바라보고 인사할때도 마지막까지 쉽게 떠나지 못하고 끝까지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떠나는 느낌이라서..ㅜㅜ
일단 여기까지 이 날 공연 엔딩에 대한 느낌이었다.
그럼 이제 1막부터 기억에 남는 장면.
오프닝은 비교적 잘 맞았고 학생4가 친구들을 놀래킬때 바닥에 바짝 엎드려있다가 무릎으로 막 걸어서 웃겼다ㅋㅋ 아니 근데 무릎 조심하세요ㅜㅜㅜ 그리고 학생4가 천 뒤집어쓰고 있을때 학생2가 때리면서 막 장난치다가 천 벗으니까 자기가 안때린척 하면서 급하게 뒤돌아서 막 가던것도 웃겼음ㅋㅋ 머리가 짧뚱해져서 넘 귀여웠다. 초반에는 친구들이랑 해맑게 막 장난치는 부분이라서 특히 더ㅋㅋ 다른 친구들이 장난치는거 보면서 소리내서 헤헤 웃는거 너무 좋아ㅜㅜ
이 나쁜놈! 하면 택4가 입모양으로 뭐?_? 하면서 의아해하는것도 괜히 좋음.
캐풀렛 부인 등장! 하고 학생4 유모 등장할때 자켓 펼쳐서 장난치다가 입는 것도 좋았음. 뭔가 모션을 취했는데 말로 설명을 못하겠네..ㅋㅋ
유모가 했던 말 하고 또 하는 장면에서 으응! 하는거 학생2-3 둘이 막 따라하는 것도 귀여웠다.
그 다음에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장면에서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한 다음에 망설이는 정적이 유독 길었다. 겨우 입 떼서 '영광이네요' 하는데 정말 탐탁치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대답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좋았다. 그러고보니 초반부터 줄리엣의 감정이나 상황에 빠르게 빠져들어 있었던 것 같다. 원래 이 장면은 원작에서도 별로 원하지는 않지만 그냥 형식적으로 대답하는 장면이니까.
그 다음 무도회 춤은 창문을 닦는 춤인지..항상 어디서 되게 많이 본것같은 춤을 추는것 같앜ㅋㅋ 학생1도 게 춤인지 이상한 춤 추고 있다그러곸ㅋㅋ 근데 그 직후에 둘이 마주보면서 바로 감정 몰입하는거 넘 대단햌ㅋㅋㅋ
학1 피해서 무대 중앙으로 온 학2가 가만히 앉아서 아까 무도회에서 학1과 닿았던 손 내려다보는데 학1이 성큼성큼 다가와서 손 확 잡아버리니까 화들짝 놀라서 긴장하는거 좋음. 오른쪽 블럭 좌석이라 표정은 잘 안보이는데 솔직히 뒷모습만 봐도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눈에 훤히 보이는것ㅜㅜ 학1이 입맞추면 자기도 모르게 손 확 빼버렸다가 학1이 돌아갈 것 같으니까 급한 맘에 큰소리로 선량한 순례자님! 부르는 것 까지 다 좋음.
다른 친구들이 쳐다볼때는 또 아무렇지 않은 척 어색하게 웃으면서 별거 아니라는듯이 인사하다가 무릎꿇고 앉아서 대사칠때는 또 바로 줄리엣으로 감정 몰입함. 거룩룩한 순례자의 입맞춤이죠. 하고 난 다음에 학1이 입맞췄던 손등에 자기 입술대보는거 너무 천재적ㅜㅜ
롬 가르키면서 저분이 누군지 물어보라고 할때 계속 학4 팔뚝 찰싹찰싹 때리는거 최근에 추가된 디텔인데 괜히 좋음ㅋㅋ 학4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그만하라는 식으로 학2 손 찰싹 때리는것도ㅎㅎ
같이 춤췄던 분한테 배운 시구절이야 원수를 사랑하게 되다니! 한 다음에 학4가 다른곳보면서 대사 치니까 학2가 안도하면서 약간 맘 복잡한 표정 짓는것도 좋음 그러다가 학4가 벤볼리오 지정해주면 아! 하는 느낌으로 또 바로 벤볼리오로 넘어감ㅋㅋ
빗물 내리는거 보면서 학생들이 장난치는 장면에서 기억에 남는건 천둥번개 우르르 쾅쾅 칠때 학생들이 깜짝 놀라는데 그 다음에 학4 놀라는거 학2가 똑같이 따라하면서 막 웃는거ㅋㅋ 친구들끼리 막 장난치는 것 같아서 좋았음
발코니씬에서는 학1이 대사하고 있을때 학2가 순례자의 손 장면 혼자 재연해보는것처럼 자기 두 손가락 하나하나 천천히 맞대고 있음 그러다가 두 손에 얼굴 묻으니까 뭔가 장면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
네 학생들이 잠든 장면에서 학2 얼굴이 잘 안보여서 몰랐는데 눈 말똥말똥하게 뜨고 안자고 있었다고 함. 학1 기다린건지 아님 잠이 안와서 못잔건지ㅜㅜ
학1이 2 손잡고 넘어갈때 학1이 약간 망설이는것 같으면 마주보면서 2가 괜찮다는듯이 고개 끄덕여주는거 좋다ㅜㅜ
그 다음에 또 손 마주대고 학1이 대사하면 학2가 눈 제대로 못쳐다보고 약간 고개 숙이고 있다가 마지막에 마주 봄
그때까지가 이십년처럼 느껴질거에요..할때 원래는 두사람이 서서히 손뻗다가 종치고 날이 약간 밝기 시작하는건데 여기서 오늘 학1은 망설임없이 바로 손을 덥썩 잡는다. 사랑에 관해서는 두려움이나 망설임없이 저돌적으로 직진하는 특유의 캐릭터와 잘 맞는것 같아서 이 장면 좋아함. 학2는 그 전까지는 롬줄에 몰입해있다가 종치고 날이 밝기 시작하는거보고서는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벌써 아침이 되려나봐..대사 치고.
로렌스 신부-롬 장면은 별 다른건 없었던 것 같고 사실 여기서 무대석에 아앉아있는 학2 보는거 좋아함ㅋㅋ달콤한 시간을 보냈죠 할때 팔로 얼굴 가리면서 막 부끄러워하는거 넘 귀여움ㅜㅜ 아니다 아름다운 딸에게 대사할때 부끄러워하나..? 기억이 가물가물ㅋㅋ
유모-줄리엣 장면에서는 학4가 무대석에 있는 책상에 아예 엎드려 누워버리니까ㅋㅋ 학2가 그거 보고 저..!! 하면서 속터져함ㅋㅋ 학4가 무대위에서 올라와서 또 저번처럼 똑같이 얼굴과 가슴팍 쪽으로 천 확 던져버리곸ㅋㅋ 이미 한번 경험했다고 받아내고나서 바로 화삭히고 웃는척하는것도 귀여움
그 다음에 일부러 의자에 머리 쿵 찧게 하면 학4가 잠시 기절한 척 하는거 모얔ㅋㅋ 여기서 학2가 뭐할려고 했는데 4가 바로 일어나버려서 아쉽..ㅋㅋ 그리고 애드립은 저번처럼 똑같이 의자 위에 올라가서 밟는 척 하다가 휙 뛰어올라서 바닥에 착지하고 학4가 낚여가지고 식겁해서 내려가는고ㅋㅋ 최근에는 유모 끌어안으면서 유모가 했던 으응! 따라하는데 이거 졸귀임ㅜㅜㅜ 다른 학생4하고 할때는 뭔가 자신있게 못하고 되게 소심하게 작은 소리로 앙..거리는데 그래서 더 귀엽궄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본론임. 사실 이 날의 포인트는 결혼식 부터 1막 마지막 엔딩까지다.
처음에 감정이 확 느껴진 부분은 학2가 소넷 외칠때 평소보다 더 벅차고 간절한 느낌으로 외치는 것 때문에 오늘 장난 아니겠다 싶었음 처음에 학1이 그대는 어떤 여름날보다 사랑스럽고 한 다음에 학2가 다가와서 가운데에 책 놓고 그 다음 소넷 이어나가는데 이때부터 되게 벅차보였음 그러다가 다른 친구들이 말릴때는 진짜 완전 간절하게 어떻게든 학1하고 가까워지려고 애쓰고.
그 후에 학3이 내려친 책에 학1이 머리 맞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서 학2하고 마주보는 장면. 이 장면은 항상 좋아서 특별히 적을 말이 없긴한데ㅠㅠ 둘이 마주보면서 학1은 어떻게든 밀어붙이려는 느낌이고 학2는 두려워서 점점 뒤로 가려고 하는 느낌이라서 좋음 그러다가 학3이 처음으로 변화하면서 책 건네주는거 보면서 학2가 되게 놀라고 벅찬 표정으로 눈물 그렁그렁 한채로 학3이랑 같이 소넷 읊는거ㅜㅜㅜㅜㅜ 넷이 손 마주잡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서로 마주보고 웃는 장면 너무 좋아ㅜㅜ
그 다음에 학1-2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다시 결혼식 진행하는데 이때 학1 눈빛 되게 강하고 깊은 눈빛이었어서 기억에 남음
그러다가 종 울리고 다른 친구들이 책들고 앉아서 덜덜 떠니까 학1이 돌아다니면서 아모 아마스 하는데, 학2한테 다가가서 책 확 내려버리고 둘이 꽤 한참 마주보면서 아모 아마스 한것도 인상 깊었다. 다른 날보다 더 길게 마주보고 있다가 학1이 일어나서 조끼 벗으면서 아모 아마스 외치고 학2는 학1이 붙잡았던 자기 손 내려다보면서 혼자 조용히 아모 아마스 따라하다가 결심했다는 듯 일어나서 똑같이 조끼 벗어서 던져버리고. 이 날은 그러고나서 후련하다는듯이 웃었는데 이때 벅찬 감정, 슬프고 불안한 감정까지 복합적인 감정이 한번에 느껴져서 느낌표 뜸. 이후부터는 진짜 정신 못차리고 봄ㅜㅜ 학생들이 다같이 큰소리로 아모 아마스 외칠때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억압 불안 슬픔 등등 그 모든 것들을 밖으로 토해내면서 비로소 그것들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었다. 이 장면에서 이 정도로 학생들의 감정에 완전히 동화된건 또 처음이라서 울컥해가지고..눈물 줄줄 나려는거 꾹 참음ㅜㅜ
1막 마지막 추방 선언 장면도 인상깊었음 이때 학2는 완전 벤볼리오에 빙의되어 있는 상태지만 그 상황에 완전히 빠져버린 학2의 모습도 동시에 함께 나타나는 장면이라서 원래 좋아하긴 함. 학2가 거의 발악하듯이 영주님한테 호소한 다음에 간절한 표정으로 판결 기다리다가 추방 선언 나오니까 허무하다는듯이 털썩 주저앉고 롬에 대한 추방 선언을 직접 내린 학1이 울면서 힘들어하니까 학2가 스쳐지나가면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순간까지 평소보다 더 길게 끝까지 학1한테서 눈을 못떼고 바라보는것 같았음 진짜 신경쓰이는 눈빛으로 끝까지 쳐다보다가 마지못해 뒤돌아서 천천히 무대석 위치로 돌아가는데 이때 추방 선언 대사를 거의 울부짖듯이 해서 가슴아프다ㅜㅜ 근데 이 날은 감정이 북받쳐올랐는지 마지막에 그의 마지막이 될것이다! 할때 끝까지 제대로 말을 못했어ㅜㅜㅜㅜ
응 이제 1막 끝. 2막은 다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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